독서일기2011. 7. 3. 20:24


SOS 원숭이
8점

 

사람의 고민은 일반화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15

"나쁜 면과 선한 면이 뒤섞여서 한 인간이 되는 거니까. "라는 가리코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것을 악마의 탓으로 돌리는 논리보다는 수긍이 갔다. 71

"인간은 실수를 합니다. 그것이 대전제입니다. 그 때문에 일일이 속을 끓여봐야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87

"... 그러니까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은 사정을 알 수 없다는 거지." 115

부모니까 아이에 대해서는 안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단언하는 부모는 조심해야 한다. 로렌초의 아버지가 가르쳐준 것 중 하나다.
"무조건 안다고 단언하는 것은 정색하고 모른다고 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지. 그 말에는 자신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어. " 116

"사람이란 역시 말로 전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없어요. 말을 생략하면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아 '왜 알아주지 않을까?' 라며 화를 내거나, '분명히 상대는 나를 이렇게 생각할거야.'라며 멋대로 단정해버리죠. 결국 눈덩이처럼 불만이 쌓여 관계가 악화되기 마련이에요." 118

"자신은 좀 더 좋은 사람일 것이다. 더 강한 사람이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젊은이에게는 그렇게 기대하는 힘과 순수함,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될수록 그런 기대는 실망으로 변합니다.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파악할 수도 있고요." 181

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의식과 무의식에 대해 생각했다. 마사토의 이야기에 따르면, 손오공의 분신 한 마리는 숲 속에서 잠자는 거대한 원숭이가 되고, 또 한 마리는 세상에 흩어졌다는 것이다. 자, 인간에게는 상반된 두 가지 면이 존재한다. 정의와 악, 그리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구속받고 싶지 않은 감정도 있다. 혹은 특정 인물에 대한 존경과 라이벌 의식도 있다. 그렇게 상반된 것이 마음속에서 균형을 이루며 자아를 형성한다. 그런 의미에서 숲 속에서 잠자는 원숭이와 또 다른 분신은 그의 현실화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잠자는 큰 원숭이는 자아의 심층에 숨어있는 무의식의 존재가 아닐까, 그렇게 이해했다. 317-8


실수와 인간 내면의 선악에 관한 이야기.



남들 다 잘보는 변별력 없는 쉬운 시험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해서 기대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속상한 마음을 달래려 도서관으로 달려가 작가 이름만 보고 집어온 책이 '실수'에 관한 이야기라니.


두 명의 화자가 번갈아 가며 이야기 하는데, 사실 뒤로 갈수록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많다.
이해 못하는 부분 집요하게 파고들어 이해하려 드는 성격이 아니라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은 대강 넘어갔다.


이사카 고타로를 읽다보면 꼭 내 생각을 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문구를 마주칠 때가 많다.
'사상'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모자라고 그냥 일상생활에서 소소하게 느끼는 것들.
예를 들어 이 책에서의 '단언'하는 것에 관한 생각이라든지, 말로 전하지 않으면 오해하게 된다든지.
코드가 맞는다고나 할까?
혹여 그를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꽤나 말이 잘 통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책을 읽고나니 해당과목 교수님이 점수 배점을 조정해서 성적이 한 단계 상승했는데,
괜시리 이 책을 읽은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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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