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글이지만 스포일러가 될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화가 날 것 같아서, 너무 우울해질 것 같아서 몇 번이나 망설였다.
그래도 이 영화는 꼭 제 값 다 주고 영화관에서 봐야할 것 같았다.
결론은 화도 눈물도 나지 않았고 그냥, 허탈해졌다.
그리고 내 눈빛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무서워졌다.
내가 공주라면, 선생님이라면, 아빠라면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 어떻게 행동해야 맞는 걸까.
답이 떠오르지 않아 막막해졌다.
엔딩크레딧을 멍하니 보다가 좀처럼 수영실력이 늘지 않던 공주가 안타까워졌다.
생각해보니 숨 쉴 구멍하나 없는 현실에 사는 공주가 수영 호흡을 잘할리가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막힌 숨통을 트이게 해 줄 어른이 될 자신은 없지만
적어도 얼마 안 남은 숨 쉴 구멍을 막아버리는 어른이 되지는 말아야지.
그런 다짐을 했다.
써니에서 굉장히 광기어린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천우희는 시종일관 담담하게 공주를 연기한다.
대충 묶은 머리도, 교복도 너무 잘 어울려서 과연 이 배우가 이십 대 후반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앞으로 천우희가 나오는 영화는 꼭 챙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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