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여행자2013. 1. 21. 19:06

 

 

진영-사상 (무궁화호 #1954)

15:46-16:46

 

 

부산하면 돼지국밥 아니겠는가!

원래는 부전역에서 내려 지하철로 숙소까지 이동할 계획이었지만 사전에 검색해본 맛집을 찾아 사상역에서 내렸다.

 

그러고 보니 노무현 대통령님의 봉하마을에서 문재인 국회의원의 사상으로 이동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나 너무 끼워 맞추나?)

 

사상역에 내려서 스탬프도 찍고 국밥집 가는 길에 안경(드디어!)도 새로 맞추고,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돼지국밥집에 갔는데 이게 웬일 먼저 먹던 동생 표정이 점점 안 좋아진다. 국밥킬러인 동생이 웬일인지 냄새 때문에 못 먹겠단다. 그 집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치기는 했지만(잘못 찾아갔거나 주인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거부할 정도는 아닌데…

 

 

 

대충 요기만 하고 나와서 남포동 숙소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는데 점점 동생 안색이 나빠지고 식은땀까지 흘린다. (알고보니 봉하마을에서 빨리 가자고 한 것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였단다. 어쩐지 평소 캐릭터에 맞지 않게 강력하게 주장하더라니...)

 

여행하다 동생이 갑자기 아플 것이라고는 생각도 안 했던지라 상당히 당황스럽다.(평소엔 그렇게 잘 먹고 잘 자는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숙소에 도착해서 동생은 쉬고 있으라 하고 근처 약국 위치를 물어 약국엘 다녀왔다.

 

약국 가는 길에 엉겁결에 BIFF 광장을 지났으나 눈에 들어올 리가 없지 T_T

다행히 근처에 약국골목이 있었고 저녁 6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대부분의 약국이 영업 중이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약국에서 어리바리하게 증상을 설명하고 약을 사다가 먹이고 쉬게 뒀다.

 

아픈 동생 덕분에(?) 숙소에 일찍 도착해서 약국 다녀오고 난리부르쓰를 하고, 잡다한 일을 다 처리하고 나서도 시간이 8시가 채 되지 않아 장문의 일기를 쓰고 슬슬 게스트하우스를 둘러보았다.

 

 

 

애플게스트하우스

2013.1.9 - 11 (2박3일)

여자 도미토리 4인실 1박 20000원, 믹스 도미토리 6인실 1박 18000원

내일로할인 -3000원, 조식 미포함

 

 

 

애플 게스트하우스 여자 도미토리.

 

 

 

애플게스트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 내일로 플러스와는 상관없이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체적으로 내일러들에게 1인당 1박에 3000원씩을 할인해준다.

 

기본 금액으로 예약을 한 후 체크인하면서 할인 금액을 돌려받는 시스템인데, 2 X 2 X 3000 = 12000원을 현금으로 돌려받으니 왠지 용돈 받는 기분이 들어 소소한 재미가 느껴졌다. 아무튼 조식이 제공되지는 않는 걸 감안하더라도 부산지역 다른 게스트하우스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거실에서 바로 보이는 부산타워. 밤이나 새벽엔 더 멋있다.

 

 

두 번째 장점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는 자갈치시장, 길만 건너면 BIFF광장, BIFF광장 지나면 국제시장, 보수동 책방골목으로 이어지는 지리적인 이점.

반짝반짝한 신 도심보다는 투박하고 다소 무질서해 보이는 구() 도심을 더 좋아하고, 역사 지식은 다소 미흡하나 역사적인 장소는 좋아하는 나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였다.

 

그 밖에도 엄청나게 친절한 사장님들(인지 아닌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왠지 동업하는 친구 스멜이 물씬 풍겼다.), 깔끔하고 산뜻한 인테리어 등등 좋은 점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은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기 마련. 일단 애플게스트하우스는 상가건물 5층에 위치해있다. 주거용 건물이 아니라서 그런지 난방과 온수가 쾌적한수준은 아니었다. 히터 난방이어서 방이 많이 건조한 편이었고, 맘 먹고 샤워하자면 못할 바는 아니나 마음의 준비를 좀 해야 했다. (이 부분은 개인적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아침에 샤워한, 남자 사람인 동생은 씻을 만 한데?’라고 했으니 그 점 감안하시기를.)

 

 

그 외에 특이사항은 내가 가본 게스트하우스 중에서 외국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었다.(사장님들의 유창한 외국어 실력이 원인이지 않나 나혼자 분석해 보았다.) 여자 도미토리에는 외국인 게스트가 없었는데, 믹스룸(=거의 남자 도미토리라고 봐도 무방)에는 5/6이 외국인이었다. 장기투숙자도 있는 것 같고. 딱히 대화할 기회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고 해야 하나 안도했다고 해야 하나. 헤헤.  

 

 

아무튼 전반적으로 좋은 곳이다. 부산에 갈 일이 생기면 다시 애플로 갈 것 같다.

물론 겨울엔 좀 고민되겠지만.  

 

 

 

 

Posted by 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