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여행자2013. 1. 22. 19:54

1월 11일 금요일

 

부전-경주 (#1944)

9:36-11:34

 

 

 

뒤척이다 늦게 자서 아침에 늦잠 잘 까봐 걱정했는데 7시가 채 되지 않아 눈이 떠졌다.

(역시 여행의 힘은 위대하다.)

 

죽 데워서 환자(?) 아침 챙겨 먹이고, 바지런히 짐 챙겨놓고, 8시 반 넘어서 출근하신 사장님과 몇 마디 나누었다. 왜 이렇게 빨리 출발하느냐고, 부산에 놀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데 다 못 보고 못 먹고 가서 어떡하느냐고 안타까워하신다. 그러게요. 언젠가 다시 와서 실컷 놀다 가는 날이 오겠죠?

 

애플게스트하우스는 조금 늦게 깨어나고 조금 늦게 잠드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다시 찾아오면 늘어지게 늦잠을 자봐야겠다.

 

 

부산버스는 타봤으니 이제 지하철도 타보자 싶어서 지하철로 부전역으로 이동했다. 서울 지하철과는 뭔가 미묘하게 다르다는 느낌이 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열차 1량에 출입문이 3개, 한 줄에 10명이 앉는다. 노약자석은 한 줄에 4인씩.

 

 

 

네이버 지도에서 지하철 부전역에서 기차역 부전역으로 가는 길을 찾아보니 7번 출구에서 빙 둘러가는 길을 알려준다. 그렇게 안내하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돌아갔는데 이유 따윈 없었다. 괜히 추운데 돌아갔다.T_T

 

아무튼 부전역에서도 야무지게 스탬프를 찍고 9시 36분 차로 경주로 출발.

 

 

 

 

 

 

 

기차 타면 눈이 말똥말똥해지는 타입이라서 (총 5시간 30분쯤 걸리는 서울-보성 무궁화호 열차에서도 2시간 이상 잠들지 못해서 심신이 매우 피곤하다.) 창 밖을 열심히 구경하는 편인데 부전역에서 경주역으로 가는 노선은 정말이지 눈이 호강하는 구간이었다.

 

특히 중간에 '월내'라는 역에 도착하기 직전에는 기찻길 오른편으로 예쁜 바다가 펼쳐졌다. 게다가 기차역 앞이 바로 바다라니. 조금 더 부지런을 떨어서 9시 20분 차를 탔더라면 아마 내려서 바다구경을 하고 다음 차로 갔으리라. 하지만 우리가 탄 차에서 내리면 다음 열차는 2시간 후 T_T

 

 

내일로 여행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기차역.

 

 

 

 

도중에 지금은 태화강역으로 이름이 바뀐 옛날 울산역도 지나갔다. 태화강 풍경에 넋을 잃은 것도 잠시, 기찻길 바로 옆이 현대자동차 철탑농성현장이어서 농성중인 노동자 옆을 지나쳤다. 이 추운 날씨에 저 위에 있는 사람의 마음은 어떠할까. 따뜻한 기차 안에서 편하게 앉아 여행 중인 나는 감히 그 마음을 상상할 수 조차 없어 송구스러웠다.

 

 

 

 

 

몸에 열이 많은 편인 동생이 겉옷을 벗고도 기차 안이 덥다며 자리와 복도를 왔다갔다 하는 사이 어느새 경주에 도착했다. 어느새 스탬프의 노예가 되어버린 나는 역에 도착하자마자 스탬프부터 찾기에 이르렀다. (경주역은 2014년 까지만 운영한다고 하니 반드시 찍어야 해!)

 

미리 봐놓은 약도대로 숙소 모모제인으로 척척 찾아갔다. 경주역에서 길 건너서 직진, 우체국에서 좌회전, 명동의류에서 우회전, 초록색 외벽의 카페 루머팡이 보이면 그 골목으로 쭈~욱 들어가 왼쪽으로 꺾으면 모모제인이 나타난다.

 

 

모모제인 후기는 공들여 써야하니 다음 편으로 이월 이월♪

 

 

 

12시가 채 되지 않았을 시간이니 아마 우리가 첫 번째로 체크인한 손님일거다. 시크(?)하신 주인언니(도무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분이지만 왠지 언니라고 해야할 것 같다.)께서 반겨주셨다. 생각보다 간단한 주의사항을 듣고 짐을 맡겨두고 나왔다. 주인 언니가 알려주신 대로 택시를 타고 국립경주박물관으로!

 

 

경주에서는 2인 이용 시 기본요금 거리라면 택시가 더 저렴하다.

일반버스는 1200원, 좌석버스는 1500원(현금가, 교통카드 이용 시 50원 할인)

그리고 좌석버스 비율이 높은 편이다.

반면 택시 기본요금은 2200원.

 

 

 

경주는 초등학교 6학년 수학여행 때 온 것이 전부이니 재방문 하는데 십 년도 훨씬 넘게 걸렸다.

그런데도 국립경주박물관은 기억이 생생하다.(성덕대왕 신종을 어떻게 잊겠어.)

 

 

 

국립박물관이어서 입장료는 무료.(아이 좋아라) 입장하면 일단 성덕대왕 신종부터 보는 거다.

 

성덕대왕 신종, 일명 에밀레종.

 

 

 

근처 유치원에서 견학을 왔는지(이 추운 날 견학이라니!) 병아리 같은 아이들 한 무리가 줄 맞춰서 들어온다. 저마다 신나서 구경하는데 왠지 삐약삐약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성분 분석 결과 인(P)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으므로 사람을 넣어 만들었을 가능성이 없다는 설명을 한참 읽고 있는데 뒤에서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 종 만들 때 어린 아이를 통째로 넣어서 만들었대."란다. 뭐 전래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어른이 듣기에도 섬뜩한 이야기(심지어 잘못된 정보)를 굳이 어린 아이들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어쨌든 어린 아이 2명 이상은 커버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그 삐약삐약하는 아이들을 통솔하는 유치원 선생님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먼저 와서 한참 열심히 구경하고 있는데 자기들 사진 찍어야 하니 비켜달라고 할 때는 조금 언짢았지만, 아무튼. )

 

 

 

휴관사실에 충격받아 사유는 잊어버렸다. 내진공사였던가. 가물가물.

 

 

 

아쉽게도 본관인 고고관은 2013년 8월까지 휴관이다. 주요 소장품은 특별전시관으로 옮겨졌다하여 특별전시관 – 미술관 – 월지관(안압지관) 순으로 구경했다.

 

 

 

사진촬영은 가능, 플래시는 금지. 그래서 흔들림*-_-*

 

 

동생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실내인 박물관을 관람하기로 한 것인데 맙소사, 춥지 않은 대신 계속 걸어야 해서 은근히 피곤하다는 점을 생각 못했다. 아 졸려~를 연발하는 동생을 끌고 월지(a.k.a 안압지)를 밖에서 대~충 훑어보고, 첨성대도 밖에서 스탬프만 찍고(!) 대릉원까지 왔는데 동생은 물론이고 나도 너무 힘들어서 대릉원 정문 옆 까페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우리에게 안락한 휴식을 허락하신 대릉원 옆 쿠키&커피

 

 

 

별 정보 없이 그냥 들어온 가게였는데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고 손님도 우리뿐이라 편히 쉴 수 있었다. 수제쿠키와 커피 맛도 so so.

 

파워 충전한 덕분에 대릉원과 천마총도 슬슬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사진이 없네...흠...)

 

 

 

 

나도 안다. 경주 막 도착해서는 컨디션 난조에 박물관 구경하고나니 졸려서 후딱후딱 구경하고 돌아가야지 하는 생각에 대충 구경했다. 그래서 여행기도 재미 없을 거다. 하지만 다음 편은 우리가 꼽은 베스트 숙소 모모제인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이야기이니 기대하시라. 잇힝. 

 

 

 

Posted by 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