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여행자2012. 4. 9. 14:09

향교에서 전동성당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도 재미있는 골목탐험의 연속이었다. 

서울에도 비슷한 골목들이 있긴 하지만 전주가 주는 느낌 때문에 뭐랄까. 

좀 더 한가하지만 살아있는 느낌이랄까.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네. 


아무튼 그래서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던 결과물들 대 방출. 



동네의자래요. 가져가지 마세요. 



어쩜 노란 버스 찍는데 예쁜 주황색 조끼를 입은 꼬마가 앞에 와서 앉아있고 


파란 벽이 예뻐서 찍으려니 파란 차가 지나가고. 너무 좋아. 

이런 행운의 연속에 기분이 더 좋아졌다. 


저 작은 스피커에서 버스커버스커 노래가 나오던 까페. 


그렇지. 투표해서 점령해야지. 

여행하느라 잠시 잊고있었던, 비례대표는 어느 당을 찍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게 만든 벽. 



뭐가 들어올지 궁금해서 이 가게 때문에라도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한 

비어있던 다홍색 예쁜 가게. 



골목길에서도 풍경소리를 들을 수 있고 



마쓰모토 세이초 '제로의 초점' 어서 읽어야 하는데 라고 나를 상기시켰던 간판때문에 자세히 보니



어머 반갑게도 우리 종씨 문패가 달려 있고 (이름은 모자이크 해주는 센스)



이렇게 예쁜 장독대가 숨어있었다. 





대충 이쯤 가면 전동성당이 나오지 않을까하면서 계속 가는데 

그 유명한 인생부동산이 나와 반가워서 한 컷. 


간판이 예뻐 찍으려고 보니 뷰파인더에 걸린 원불교 건물. 새삼 여기가 전라북도라는 걸 깨닫게 했다.



그리고 알뜰하게 화분에 파를 심어 놓았던 어느 집 앞도. 





혼자 돌아다닌 거리는 대략 이정도 되는 것 같다. 꽤나 걸었던 것 같은데 총 길이가 3km가 안 나오네. 

심지어 태조로 중심으로 북쪽은 가지도 않았어. 에라이. 경기전은 다음 기회에. 





그리고 전동성당 앞에서 무려 7년 만에(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초등학교, 고등학교 동창인 친구를 만나 

재잘재잘 수다를 떨면서 시원하게 올해의 첫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시고 

(그 까페도 예뻤는데, 간판을 못봤다. 힝) 


친구의 추천장소인 치명자산성지로. (당최 처음 들어서는 어느 음절에서 끊어읽어야할지 감이 안 잡혀. 게다가 지명도 자꾸 헷갈려. 천주교 성지니까 치명자산, 성지라고 해야 맞으려나. ) 


오른쪽 아래 요기. 



친구가 예상치 못하게(!) 오너드라이버여서 편하게 이동했다. (부러우면 지는건데...ㅈ...졌어. 꺅!)


그나저나 친구 만나고부터는 수다떠느라 바빠서 사진이 별로 없네. (심지어 친구사진도 없다.) 

카메라는 왜 메고 다녔냐. 에라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인물사진 연습해야하는데ㅠㅠ)



분명 높지도 않고 수월한 동산정도라고 했는데, 이 녀석이 나를 골탕먹이려는건가 싶을 정도의 가파른 언덕길을 헥헥거리면서 겨우 올라갔더니 (물론 내가 체력이 저질이기는 한데.)



눈 앞에 이런 전경이 펼쳐졌다. 올라올 때의 수고를 싹 다 날려버릴 만큼 시원한 바람도 불고. 



하지만 초점은 또 코 앞 나무에. 이런건 M모드로 찍었어야 했나. 

근데 이 때 너무 힘들어서 제정신이 아니었어 ㅠㅠ


이 사진은 그냥 그 때의 시원한 바람을 환기하는 수단 정도로 생각해야 마음 편하겠다. 흐흐






내려와서는 전북대 앞으로 이동. 

저녁먹기엔 이른 시간이라 전북대 캠퍼스 안으로 들어가서 벤치에 앉아있자니 

해가 기울어서 날씨도 적당히 선선하고 굉장히 한가롭고 나른해서 

그냥 그정도에서 시간이 멈춰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뭐 더 찍을 건 없겠거니 하면서 카메라 안 들고 내려서 사진 한 장 없는게 아쉽네. 

(근데 뭐 찍어봤자 그 분위기를 담기는 좀 힘들겠지.) 




아무튼 오너드라이버 친구 아니었으면 치명자산성지나 전북대 앞은 못가봤을테니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윤선생님 땡큐.) 


4월 8일 일요일, 전주 여행기는 여기서 끝. 






전주.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이 시끄러운 날 혼자 훌쩍 떠나기에도 좋고,

마음 맞는 좋은 사람들과 손잡고 거닐기에도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차하면 정착하고 살아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서울 생활에 지치다 보니 자꾸 여행가면 여기서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춘천에서도 그랬는데 말이지.)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다니다보니 꽤 재밌다. 다른 여행기에서 본 랜드마크들 찾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혼자만의 추억거리를 만드는 것도 좋지않나. 그 덕분에 가려고 했던 곳을 못가기도 했지만 못가본 곳은 다음에 또 가보면 되니까. 



다음은 어디로 갈까. 경주랑 강화도, 강릉도 가보고 싶은데. 

어여 더 더워지기 전에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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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