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묘역'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1.20 [2013 겨울 내일로] 1일차_ 삐그덕 거리면서 출발. 2
초보여행자2013. 1. 20. 20:25

 

난생 처음으로 발급받은 내일로 티켓

 

 

 

1월 9일 수요일

보성-순천 (무궁화호 #1972)

8:04-9:05

환승대기 약 1시간 (9:05-10:00)

 

 

계획을 짜고 게스트하우스 예약을 할 때는 그렇게도 설레더니 막상 여행 날짜가 다가오니 오히려 덤덤해졌다. 내가 너무 무덤덤해서였을까. 여행 당일 아침 눈을 떠보니 맙소사 7시 15분이다.

 

8시 4분 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정신 없이 후다닥 준비해서 나왔는데, 역 앞에서 동생녀석이 하는 말이 안경을 놓고 왔단다. 너는 눈(?)을 빼고 다니느냐고 면박을 주고, 하는 수 없이 여행 중간에 새 안경을 맞추기로 했다. 시작이 약간 삐그덕했지만 무사히 8시 4분 순천행 기차 탑승!

 

 

보성에서부터 배낭을 메고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내일러들이 보인다 했더니만 순천역에 도착하니 여기도 저기도 다 배낭족이다. 만 24.99세 내일러인 나보다 훨씬 파릇파릇한 청춘들이구나 싶어서 왠지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었다나 뭐라나(뭐래니?)

 

아무튼 순천역이 전남지역 내일로 성지(?)라고 하더니 그 말이 맞나보다. 하지만 나는 고등학교를 순천에서 졸업했으니 순천은 과감히 패스하는 쿨한 여자.

 

 

 

 

대기시간이 한 시간 가까이 되니 근처에 문 연 안경원이 있는지 역 주변을 탐색하러 나왔는데,

 

이럴 수가, 이 곳은 내가 알고 있던 순천역이 아니구나. 으리으리 번쩍번쩍 환골탈태 했구나.

그러고 보니 내가 순천역에 마지막으로 와본 게 고등학교 졸업한 2005년이니까…… 또르르르.

 

순천역 보고 감탄만 하고 정작 안경원은 셔터가 굳게 닫혀있어서 새 안경 맞추기는 실패.

 

 

 

순천-진영 (무궁화호 #1952)

10:00-12:39

김해 봉하마을 방문

 

 

 

 

 

계획 짜는 과정이 왜 '좌충우돌'인가 하면, '봉하마을'에 가려면 '봉화역'으로 가야 하는 줄로 잘못 알고 한참 영주와 봉화를 어떻게 가볼까 하고 고민을 했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

(봉하마을은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이니 진영역으로 오셔야 합니다 고갱님. 저처럼 경북 봉화로 가려고 생각하시면 아니되어요T_T)

 

 

사전에 인터넷으로 찾아봤을 때 봉하마을로 가는 10번 버스가 진영역에서 12시 40분 출발이라고 하여 12시 38분에 하차해서 번개같이 달려갔다. 그런데 버스정류장에 가보니 읭? 도착 예정인 버스는 14번 뿐이다.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고 결국 택시를 타기로 했다.

 

내사랑 네이버 지도에 따르면 진영역에서 봉하마을까지는 6km에 약간 못 미치는 거리. 그런데 택시비가 7500원이다.

 

택시타면 7000원 가량 나온다는 얘기를 검색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막상 그 요금을 지불하려니 아깝다. 심지어 미터기가 너무 아래 달려있어서 핸들과 기사님 손에 묘하게 가려 출발할 때 기본요금은 물론이요 도착 시 요금도 확인하지 못했다.

 

왠지 바가지를 쓴 것 같은 찜찜한 마음이었지만 여행 시작부터 괜한 실랑이를 하고 싶지는 않아서 조용히 내렸다. (기사님이 돌아올 때도 필요하면 연락 달라며 명함을 건네주었지만 그 명함은 나중에 10번 버스 안에서 능지처참을 당했다지…)

 

 

이쯤에서 적절하게 등장하는 2013년 1월 9일에 촬영한 봉하마을 버스시간표 입니다. 참고하세요.

 

 

택시에서 내려 마을 입구 테마식당에서 일단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가격 대비 썩 훌륭한 맛은 아니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더 걸어오니 다른 식당이 있었다. 또르르) 나는 떡국을, 동생은 소고기 국밥을 먹었는데 그 국밥이 화근이었는지 동생이 속이 안 좋다고 했다. 그 때는 그저 차멀미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두둥)

 

 

 

 

 

아무튼 든든히 밥을 먹고 대통령님 묘역으로 갔다. 가는 길에 헌화할 국화도 한 송이 사고, 방명록에 이름도 남겼다. 이 곳에 오면 눈물이 난다더니 정말이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조금 났는데 왠지 창피해서 참느라 혼났다.

 

 

 

 

우연히 봤는데 익숙한 이름이.

 

  

묘역에서 묵념을 하고, 깨알 같은 박석 글귀들도 읽어보고,

원망스럽지만 밉지는 않은 부엉이 바위도 올려다보고

대통령의 길을 한 번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택시를 다시 타고 싶지는 않고 버스시간은 애매해서 그냥 추모의 집과 생가만 둘러보고 나왔다. (특히 동생이 그냥 2 5분 버스 타고 나가자고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추모의 집에서 본 풀밭에서 썰매를 타는 대통령님의 사진이었다.

봉하에 와서 슬프고 비통하기만 할까봐 입가에 스르르 미소가 지어지는 사진을 맨 마지막에 두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름 모를 누군가의 배려가 참으로 고마웠다.

 

2004년에 하신 말씀인데 오늘의 우리에게 무척 마음에 사무치는 말이다.

 

 

 

돌아오시라는 현수막이 참 서글프다.

 

 

 

 

동생의 강력한(?) 주장 덕분에 2 5분에 일명 노짱버스라고 불린다는 10번 버스를 타고 다시 진영역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다음 열차를 타기 위해 또 한 시간을 대기. (첫 날은 대기의 연속이로구나…)

 

 

진영역에서 대기중인 동생. 진영역 시설이 워낙 좋아서 난 다른 역도 다 이런 줄 알았지 뭐야.

 

 

진영-사상 (무궁화호 #1954)

15:46-16:46

 

 

기차 안이 제법 꽉 차서 누가 자리 비켜달라 하는 것 아닌가 조마조마 했지만 부산까지 앉은 채로 무사히 도착. (한 줄 알았다. 이때까지는T_T)

 

 

 

 

 

 

 

 

Posted by 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