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2012. 4. 30. 17:28



 

내생애 첫 페스티벌 나들이는 세이브더칠드런 자원봉사로 시작하게 되었다. 세이브더칠드런 본부에서 모자정리 자원봉사를 하다가 연이 닿아 내친김에 2012 뷰티풀민트라이프 부스 자원봉사까지 하게 된 것.


세이브더칠드런 부스에서는 후원자 모집과 모자뜨기 캠페인의 마스코트인 미니모자뜨기 체험행사가 진행되었다. 후원자모집이 메인디쉬라면 미니모자뜨기 체험행사는 사이드메뉴 정도? 나는 미니모자뜨기 도우미로 활동했다. (미니모자 뜨는 법이 궁금한 자 내게로 오라. 나 예상외로 완전 잘 가르침. 히히)



  




미니모자란 바로 이런 것. 갖고 싶으면 말해요.





내심 공연보느라 바쁠텐데 앉아서 뜨개질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브로치로 만들어 옷에 달고 다닐 수 있는 '귀여운' 미니모자라는게 매력포인트로 작용한 듯. (정말이지 세 달간 들을 '귀여워' 소리를 하루에 다 들은 것 같다.)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특히 미니모자는 길면 한시간 정도 익숙해지면 30분에 하나를 뚝딱 만들 수 있으니 매시간마다 찾아오는 성취감이 쏠쏠하다. 빨간 파라솔 아래에서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을 느끼며 뜨개질을 하고 있노라면 여기가 낙원인가 하는 생각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사람이 많아서인지 3G가 잡히질 않아서 확실히 속세를 떠난 기분이긴 했어.) 게다가 바로 옆이 메인스테이지라서 라이브로 들려오는 음악소리까지. 나른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시간이 엄청나게 빨리 갔다. (이틀이 세시간처럼 느껴졌어!)





대략 이런 그림. 뭐랄까. 가내수공업 느낌이야.  




사진 왼편이 공연 관계자들이 다니는 통로여서 저기 앉아있다가 뮤지션들을 꽤나 많이 봤다. (사실 뜨개질 하느라 모르고 있었는데 체험하러 오신 분들이 알려주셔서 뒤늦게 알았다.) TUNE 정욱재씨는 이틀내내 쓰레기봉투를 들고 수시로 지나다니고, 동네주민 박원씨는 운동복차림으로 뛰어들어가고, 샤방샤방 제이레빗은 소녀들처럼 꺄르르 하는 웃음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나랑 동갑인데, 그녀들은 소녀야. 쩝.) 그외에도 내가 얼굴을 모를 뿐 저사람도 뮤지션일거야 싶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지나갔다. 흐흐


가장 드라마틱한 등장은 김C 아저씨. 실제로보니 너무 멋져서 어버버버 하고 있다가 다른 사람들이 싸인 받길래 그제서야 부랴부랴 싸인펜 들고 쫓아갔다. 싸인 받으면서 옷에 꽂아두었던 미니모자를 드렸더니 내내 옷깃에 달고다니셔서 무한감동. (한없이 시크한 착장에 미니모자라니.) 김C 아저씨는 파란색으로, TUNE 욱재씨는 환경지킴이니까 초록색으로 선물했다. 에헤:) 






착용샷 구하려고 폭풍검색해서 찾은 사진. 출처는 @yogyog70 







이틀동안 부지런히 뜨개질해서 만든 모자를 뮤지션들한테만 선물한 건 아니었으니. 이틀간 큰모자를 하나 뜨고 미니모자도 여러개 만들었는데, 큰 모자는 모자방으로 가고, 미니모자는 차마 뜨개질에는 도전하지 못하고 옆에 친구 하는거 구경만 하시던 분들께 나눠드렸다. (그래서 '나는 한시간 넘게 붙잡고 사투를 벌였는데 옆에 친구는 불로소득을 받아간다'며 멘붕 온 친구도 있었지만.)


난생 처음 해본 뜨개질이 너무 어렵다며 이쯤에서 포기해야겠다는 분에게는 직접 마무리해드리기도 했다. 

마무리해드렸더니 별거 아닌데도 너무 좋아하셔서 오히려 내가 엄청 뿌듯했다 :) 

즐거움을 선물한 기분이었달까. 




나눠드리고 남은 미니모자 콜렉션. 가운데가 내꺼♡.







그러고보니 이틀동안 참 많은 사람을 만났다. 세이브더칠드런 활동가 선생님들, 함께한 자원봉사 선생님들. 그리고 참여하러 오신 분들. 한참 뜨개질 하다가 좋아하는 뮤지션 나올 때 되었다며 손놓고 달려갔다가 다시 마무리 하러 돌아오는 분도 있고, 옆에서 보기에 원래 나와 친구사이인 걸로 오해할만큼 재밌게 이야기꽃을 피우다가신 분들도 있고, 욱재씨랑 같이 사진도 찍게 도와준 분들도 있고 말이지. 헤헤. 뜨개질도 재밌고, 라이브 듣는 것도 좋고, 평소에 보기 힘든 뮤지션들 보는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생판 모르던 사람들과 하하호호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이 가장 좋았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우연히 길을 가다 마주치면 굉장히 반가울거야.



아참 그리고 부스마감 직전에 세이브더칠드런 정기후원신청서도 작성하고 왔다. 지금은 수입이 없어서 한 달에 만원밖에 못하지만 나중에 돈벌면 액수를 늘려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세이브더칠드런 정기후원은 일대일해외아동후원, 긴급구호사업후원, 해외사업후원, 국내사업후원 그외에 일반후원까지 여러가지 분야중에 고를 수 있다. 나는 일반후원으로 결정. 

그밖에 아프리카에 염소보내기 캠페인도 있고, 10월이 되면 모자뜨기 캠페인 시즌6가 시작되겠지요! 
기다리고 있겠어요 :)



 

예고학생들이 그렸다는 염소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 많았던 녀석.




 






그리고 또 하나, Balance our earth. 집안에 정원을 만들 수 있게 봉투화분, 테이크아웃컵 화분을 판매하던 부스다. 봉투에 뮤지션들이 싸인을 해서 판매했는데, 나는 너무 늦게 가는 바람에 싸인본은 못샀다. (대신 욱재씨에게 직접 싸인을 받았지 움하하) 특히 원모어찬스 정지찬아저씨는 직접 기른 꽃기린화분을 후원해주시고 공연 끝나고도 한참동안 저 앞에 계셨다. (박원씨랑 둘이 빗자루들고 야구도 하셨어. 헤헤헤)



어머 이제 보니 두개 구입시 1개 증정이네, 나 따로사서 2+1 못받았네. 흐잉. 




 내가 구입한 건 상추와 근대. 내방 창문 앞에 작은 공간을 이 화분들로 채울 생각을 하니 아이 씐나. (수확해서 먹을 생각하니 더 신난다 야호. 열심히 키워야지.) 상추는 첫째날, 근대는 다음날 구입했는데 상추 모종이랑 새싹채소까지 바리바리 받아왔다. 






오늘 정신차리자마자 화분에 씨앗부터 심었다. 집안에 있던 테이크아웃컵 총동원.




요건 새싹채소. 원래는 머그컵에 키우는건데 나는 그냥 딸기팩에. 




정말 올해들어 가장 기분 좋고, 행복하고, 알찬 주말이었다. (정말이지 완벽한 봄날이었어.) 이런 주말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돌아오려니 참... 주말에 늘어지게 늦잠자고도 한참을 이불속에서 꼼지락거리는 것처럼 시간을 붙잡고 싶다. 힝. 


아무튼 뷰민라를 경험하고보니 올해 가을 GMF는 절대 놓치지 않으리라 다짐 또 다짐하면서.

이상 내 나름의 뷰민라 후기 끝. 








이건 안구정화용 보너스샷. 원모어찬스 원박, 아니 박원씨. 내맘대로 붙인 제목은 '청년 박원'










Posted by 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