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2012. 2. 1. 18:02

며칠 전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070으로 시작하는 수상한 번호의 전화. 

받자마자 '안녕하세요 고갱님~' 이라고 할 것 같아 받을까 말까 1초 쯤 고민했으나
전화를 씹을만큼 시크하지 못한 나는 그냥 받았다. 
예상대로 첫마디는 "안녕하세요."  
그런데 뭔가 텔레마케터라기에는 어설픈 목소리다. 뭐지?


목소리의 주인공은 북스피어 출판사의 누리차장님.

용건은 '책을 보내야하니 주소를 내어놓으시오.'
(실제로는 매우 상냥하게 통화했음.)




그렇다. 잉여인 나는 북스피어에서 마우스패드 달력 활용법 이벤트 를 하기에
재미로 사진 몇 장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
말하는 검 도착기념 개봉샷을 빙자한 마우스패드 달력 자랑.)
이벤트에 응모한다는 인식도 없이 (
심지어 상품이 뭔지도 몰랐음. ) 해당 글에 트랙백을 걸었다. 

그것이 응모한 것이 되었고, 의외로 저조했던 참가율에 전원당첨이라는 사태가 벌어졌으니. 
실로 어마어마한 운빨이 아닐 수 없다고나 할까. 


상품은 무려
2012 북스피어 신간 몽땅 다. 
 



이렇게 나는 북스피어의 일 년 정기구독자가 되었다.(자랑자랑) 
'정기구독자'라는 표현은 사장님의 친필쪽지에서 본 것인데 매우 마음이 드는 표현이다. 에헤헤. 

 





그리고 오늘. 2월의 첫 날. 드디어 첫번째 책이 도착을 하였으니. 

쨔잔!!



르 찌라시와 사장님의 친필쪽지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짐승의 길. 


특히나 르 찌라시는 이름을 배반하는 엄청난 사이즈(=보통 신문 크기)로 나를 압도하였으니.


 르 찌라시의 위엄.jpg

이건 이름만 찌라시지 크기도 퀄리티도 찌라시가 아니야.
이걸 보니 그동안 북스피어 블로그가 왜 그리도 방치되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바이다.




<짐승의 길>은 마쓰모토 세이초 옹의 장편이다. 마쓰모토 세이초라는 이름이 낯선 사람도 많겠지만 일본에서 미야베 미유키는 세이초 옹의 장녀, 히가시노 게이고는 세이초 옹의 적자라고 불린다니 일본 소설, 특히나 미미여사님이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재밌게 읽었다면 마쓰모토 세이초 옹의 작품도 분명히 좋아하리라는 것이 나의 생각.  

 그리고 <짐승의 길>은 북스피어와 모비딕(역사비평사의 새 브랜드)의 공동기획인 세이초 월드의 첫 작품 중 하나이다. 모비딕에서 나온 첫 책은 D의 복합. 

                   



알라딘 광고에서 보니 *세이초 월드는 북스피어와 모비딕(역비의 새로운 브랜드)이 공동으로 기획,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을 엄선하여 출간하는 프로젝트 시리즈명입니다. 두 출판사가 한 시리즈를 기획 출간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시도에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합니다. 라고. 





북스피어 출판사의 일 년 정기구독자가 된다는 것은

이렇게 초판 1쇄 발행일이 미래로 되어있는 책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나는 기분이 굉장히 묘하기도하고 마음이 설렌다. 이런 건 지난 번 홀로남겨져 독자교정 후 책을 받았을 때에 이어 두 번째. (이런 맛에 자꾸자꾸 북스피어 이벤트에 응모하게 되나봐.)


그런데 이 페이지를 보고 있자니 이제 북스피어 책에서 박신양 편집장님 이름이 찍힌건 이 책이 마지막인가 싶어서 왠지 서운하다.





아아, 책이 예쁘다, 부럽다 하는 동생의 말을 BGM 삼아 신나게 사진 찍고 포스팅을 하다 보니 어느덧 빨리 읽고 서평을 써서 올려야겠고 빠른 시일 내로 모비딕에서 나온 D의 복합도 사서 읽어야 할 것만 같은 부담감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지금 <허수아비 춤>도 1/3쯤 남아 있고 얼마 전에 세뱃돈으로 지른 무려 900페이지 짜리 <스티브 잡스 전기>, <마지막 기회라니?> 도 아직 안 읽었고 다 읽은 <뭐라도 되겠지>도 서평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어쩌지? 흐잉. 아무튼 짐승의 길 개봉 포스팅은 이상 끝. 



Posted by 유선♪